삼양라면 전중윤 회장
아마 30대 중후반 이후 분들은 예전 삼양 라면 우지 파동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희대의 코미디 중 하나였는데 그 때도 언론에서는 연일 삼양 식품을 매도하고 있었지만 항간에서는 정권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었죠...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의 인터뷰가 월간 중앙에 실렸는데 인상 깊은 몇 마디가 있습니다.

"...나는 오늘의 잘못 때문에 내일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자주 강조해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고, 그래서 원고도 쓰고 각계 사람을 만나면 상호 공존공영하면서 이기주의를 배척하는 노력을 하라고 당부하거든.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 각자가 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나와요. 그 중 하나가 인류를 선진으로 변화시키는 데 공헌하라는 사명이야. 왜?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사명이 주어져요. 만물의 영장이니까 마음을 가지면 할 수 있다 그거지. 그런데 인간에게는 3대 부정심리라는 게 있어요. 부정부패·무위도식·무질서 조장 심리, 이게 있어. 그렇기 때문에 이기주의자가 나오고 악폐가 나오는데, 그걸 치유하는 것이 교육이라는 말이오. 그런데 교육의 최고 목표는 덕을 가르치는 것인데도 기술을 가르쳐. 먹는 기술을 가르치고, 빼앗는 기술을 가르치고, 지배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말이지. 그렇게 되니 도덕이 황폐해지고 정의가 붕괴하고 미래가 희생당하게 된단 말이야.........자본주의를 자꾸 강조하는 것도 도덕의 결함에서 오는 거예요. 자본주의의 질서는 필요하지만 자본주의가 훌륭한 미래를 약속한 바도 없고, 성장률을 높인다는 약속도 없고, 인류의 위기를 구한다는 약속은 더더욱 없어. 부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역할도 자본주의가 하는 게 아니라 통치자의 덕목이 하는 거야. 그래서 요즘 교육이 큰일났다고 말하는 건데, 내가 생각할 때 인과응보(因果應報)를 가르치면 모든 게 해결돼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소중하게 체험한 가르침이 거기에 축적돼 있어. 대자연의 법칙을 선현들이 경험으로 집대성해 놓은 것이 인과응보라는 말 속에 들어있어요. 인과응보의 무서운 가르침을 우리 사회가 깨닫지 않으면 법도 약자와 빈자만 지배하고 부자와 부패권력에는 아부하는 결과를 초래할 거야. 그러면 미래는 계속 불행해지고 또다시 우리는 내일을 희생하게 돼있어요. 부디 생각 좀 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 삶의 법칙이 무엇이다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예요....”

이 원로 경영인의 인터뷰를 보면서 철학의 보수성이나 계몽주의적 한계 이런 걸 논 하실 분은 설마 없겠죠^^;;
다른 분야도 아닌 식품회사를 경영하신 분의 삶의 철학이 이렇게 심오하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라면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인터뷰를 접한 것은 처음인데 보기 드물게 뜻이 깊으신 원로시네요...
존경심은 사상에 앞서 그 사람의 사람됨이 불러 내는 것인데 존경을 받는 원로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는 아래에 있습니다.

인터뷰 1편
인터뷰 2편
by evaa | 2009/08/07 17:37 | 잡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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